드라마

미드와 한드의 차이는 우리 대중문화의 차이.

티리온 2008. 11. 20. 00:02

요새 미드를 즐겨보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너무 뻔해서 도저히 볼 수가 없는데 미드는 그런 것 없이 잘 보고 있다.

그런 내 스스로를 보면서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지를 생각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그런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문화의 소비자들이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한국 드라마가 어디를 배경으로 삼든, 무엇을 소재로 삼든 무조건 '사랑'이야기로 흐르는 것에는 우리가 그것을 갈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병원 드라마이면 병원에서 연애한 이야기고, 기생이 나오는 사극이면 기생이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게 드라마 제작시스템이나 작가진이나 연출진의 수준이 부족해서라는 생각은 안한다. 솔직히 따지고 보면, 우리는 그것을 갈구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 되는 것이다.

당장 남자들끼리 모여서 하는 이야기는 100% 여자이야기로 넘어간다. 그것이 음담패설이든 자기 여자친구 이야기든 어떻든 간에 그 결말은 여자 이야기다. 속칭 'Y이론'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대체로 들어맞는 이야기다. 반면 여성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 이야기라고 들었다. 이건 'I 이론'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이렇든 많은 사람들은 대화의 화제를 '사랑'에 한 발짝 걸쳐놓는다.

여기서 역설적인 것은, 대체로 그것을 갈구하는 것에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적으로 도덕이 강조되는 시대는 역설적으로 도덕이 무너진 시대고, 안보가 강조되는 시대는 안보가 사라진 시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사랑'이 결여되어 있기에 그것을 갈구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모든 드라마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소비하고자 하는 것, 향유하고자 하는 것, 즉 원하는 것이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한국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도 설명해준다. 그 안에는 내가 원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