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천안함 침몰과 개그 콘서트 결방 - 국민에게 위선을 강요하는 이명박 정권.
티리온
2010. 4. 26. 00:16
멀쩡하던 배가 갑자기 가라 앉아 수십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우리나라 군대의 특성상,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무복무제로 징병당해 근무하던 군인들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가 한달 넘게 결방되었다.
얼핏 생각하면 타당한 조치같기도 하다.
즉, 전국민이 '슬퍼해야할 때'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까.
하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보니, 두 가지 문제를 알 수 있었다.
첫번째는 공영방송 KBS가 현 정권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니면 청와대에서 직접 지시를 받아, 천안함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다른 현안들,
특히 검찰 스폰서 문제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끊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과거 독재정부는 문제가 생길때마다 대대적으로 북한과의 긴장상태를 유발해 표심을 자신들에게 끌어온 전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두번째는 다른 모든 프로그램은 방영하면서 왜 하필 코미디 프로그램 뿐이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생각하는 '위선(僞善)'적 행위다.
사실 수십명이 죽은 사건이지만, 사실은 작은 사건이다. (물론 그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이 슬프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대한민국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죽어가고 있다. 이는 징병제라는 사회적 구조보다 더 끔찍하고 강력한 제제와 규제의 산물이다.
특히 그런 체제와 구조의 결과물인 파업사태와 용산참사, 동반자살 같은 일들은, 항상 우리 주변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의 규모는 작아도, 전체적인 사망자 수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그럼에도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아예 무관심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죽어나가도 여전히 세상은 굴러간다.
그들에게는 짧막한 기사 한줄이 고작이다.
그저 의회와 정권과 언론은 자본의 똥구멍핥기에 바쁘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그런 비참한 현실은 애써 무시하며 살아간다. '내일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심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런 대형 사고에는 민감하게 반응해 대대적으로 떠들어대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얼마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애써 잊으며 살아간다. 사법살인인 인혁당 사건에 대해 누가 기억하는가? 광주 혁명에 대해 누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서거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한달이나 결방했던가?
아마도 소수의 전공자와 학자 이외의 대다수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결국 천안함 사건도 당사자가 아닌 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다.
때문에 나는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른 이유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젊은 층의 사망률 1위로 급부상한 '자살'의 경우, 혹자는 개인의 나약함을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아니다. 그런 발언은 자기가 무식하다는 증명이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구조' 속에서 많은 고통을 받았기에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살아가더라도 그 '구조'와 환경을 벗어나거나 바꿀수 없다면, 절망 끝에 남은 선택은 자살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우리는 그부분에 언론이 더 관심을 기울이고, 국민들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더 심각한 문제이고,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것은 쉬쉬하면서, 천안함 사태만 주구장창 보도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는 것은 그저 가식이자 위선일 뿐이다.
그리고 정말로 북한의 공격에 당해서 침몰한 것이라면, 해군의 무능력이라고는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몇 배의 국력차이가 나는데, 아직도 북한군의 공격에 덜덜 떨어야 한다면, 그동안 국민의 혈세로 회식이나 하고, 자기 재산이나 불렸다는 반증이니까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은 '내가 생각하기에, 이 일은 당연히 슬퍼해야 할 때니까 웃지마! 예능 방송 결방하라고 해!'라는 말 같다. 즉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마치 '왕' 마냥, 국민의 감정까지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생각이 든다.
뭐, 취임 직후 가판을 부활시키며 언론을 통제하려고 시도하고, 최시중이가 언론 통제를 위한 권력을 차지할 때에 언론이 장악당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한 속박과 제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독재정권을 키워낸 역사적 예를 볼 때, 우리도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남 일이라고 생각은 결코 남 일이 아니다. 사람은 왕이나 부자라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언제든 그것이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죽음만큼이나 명백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추신.
천안함 생존자들은 대다수가 의무 장병이다. 그리고 대략 40여명이 죽었다.
하지만 금양호는 민간인이며, 군의 요청에 따라 수색작전에 참가하다가 죽었다.
그들은 천안함과 달리 '의무'도 아니었는데 '자원'해서 나섰다가 숨졌다.
그러니 도리어 숭고하다면 더 숭고한 희생이다.
그럼에도 전혀 언론 보도와 보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천안함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가 상식이 아닌 정치 논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역시 위선적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위선과 아전인수와 침소봉대.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키워드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군대의 특성상,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무복무제로 징병당해 근무하던 군인들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가 한달 넘게 결방되었다.
얼핏 생각하면 타당한 조치같기도 하다.
즉, 전국민이 '슬퍼해야할 때'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까.
하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보니, 두 가지 문제를 알 수 있었다.
첫번째는 공영방송 KBS가 현 정권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니면 청와대에서 직접 지시를 받아, 천안함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다른 현안들,
특히 검찰 스폰서 문제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끊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과거 독재정부는 문제가 생길때마다 대대적으로 북한과의 긴장상태를 유발해 표심을 자신들에게 끌어온 전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두번째는 다른 모든 프로그램은 방영하면서 왜 하필 코미디 프로그램 뿐이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생각하는 '위선(僞善)'적 행위다.
사실 수십명이 죽은 사건이지만, 사실은 작은 사건이다. (물론 그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이 슬프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대한민국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죽어가고 있다. 이는 징병제라는 사회적 구조보다 더 끔찍하고 강력한 제제와 규제의 산물이다.
특히 그런 체제와 구조의 결과물인 파업사태와 용산참사, 동반자살 같은 일들은, 항상 우리 주변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의 규모는 작아도, 전체적인 사망자 수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그럼에도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아예 무관심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죽어나가도 여전히 세상은 굴러간다.
그들에게는 짧막한 기사 한줄이 고작이다.
그저 의회와 정권과 언론은 자본의 똥구멍핥기에 바쁘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그런 비참한 현실은 애써 무시하며 살아간다. '내일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심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런 대형 사고에는 민감하게 반응해 대대적으로 떠들어대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얼마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애써 잊으며 살아간다. 사법살인인 인혁당 사건에 대해 누가 기억하는가? 광주 혁명에 대해 누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서거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한달이나 결방했던가?
아마도 소수의 전공자와 학자 이외의 대다수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결국 천안함 사건도 당사자가 아닌 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다.
때문에 나는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른 이유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젊은 층의 사망률 1위로 급부상한 '자살'의 경우, 혹자는 개인의 나약함을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아니다. 그런 발언은 자기가 무식하다는 증명이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구조' 속에서 많은 고통을 받았기에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살아가더라도 그 '구조'와 환경을 벗어나거나 바꿀수 없다면, 절망 끝에 남은 선택은 자살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우리는 그부분에 언론이 더 관심을 기울이고, 국민들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더 심각한 문제이고,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것은 쉬쉬하면서, 천안함 사태만 주구장창 보도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는 것은 그저 가식이자 위선일 뿐이다.
그리고 정말로 북한의 공격에 당해서 침몰한 것이라면, 해군의 무능력이라고는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도대체 몇 배의 국력차이가 나는데, 아직도 북한군의 공격에 덜덜 떨어야 한다면, 그동안 국민의 혈세로 회식이나 하고, 자기 재산이나 불렸다는 반증이니까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은 '내가 생각하기에, 이 일은 당연히 슬퍼해야 할 때니까 웃지마! 예능 방송 결방하라고 해!'라는 말 같다. 즉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마치 '왕' 마냥, 국민의 감정까지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생각이 든다.
뭐, 취임 직후 가판을 부활시키며 언론을 통제하려고 시도하고, 최시중이가 언론 통제를 위한 권력을 차지할 때에 언론이 장악당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한 속박과 제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독재정권을 키워낸 역사적 예를 볼 때, 우리도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남 일이라고 생각은 결코 남 일이 아니다. 사람은 왕이나 부자라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언제든 그것이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죽음만큼이나 명백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추신.
천안함 생존자들은 대다수가 의무 장병이다. 그리고 대략 40여명이 죽었다.
하지만 금양호는 민간인이며, 군의 요청에 따라 수색작전에 참가하다가 죽었다.
그들은 천안함과 달리 '의무'도 아니었는데 '자원'해서 나섰다가 숨졌다.
그러니 도리어 숭고하다면 더 숭고한 희생이다.
그럼에도 전혀 언론 보도와 보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천안함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가 상식이 아닌 정치 논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역시 위선적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위선과 아전인수와 침소봉대.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키워드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