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갤럭시S VS 아이폰, 국산제품 애용 VS 독과점 저항
티리온
2010. 11. 9. 16:44
갤럭시S와 아이폰은 국내 스마트폰의 양대 아이콘이다.
갤럭시를 쓸것이냐? 아니면 아이폰을 쓸것인가? 를 고민하다가,
국산제품 애용 VS 독과점 저항이라는 두가지 소비패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선 국산품을 애용해야 하므로 갤럭시S를 쓰자는 생각은 일견 가장 합당해보인다.
특히 '애국심'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이것은 우리나라가 내수시장에도 불구하고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한 소비패턴이다.
나 자신의 편리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점에서 일견 이타적으로까지 보인다.
그러나 아이폰이 가져다준 '해방'을 생각한다면, 국산품 애용이 딱히 합리적인 소비로는 안보인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통신사와 제조사들이 애써 '외면'하던 'Wi-fi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모바일 시장은 점점 와이 파이 기반의 무선 인터넷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한국시장은 마치 갈라파고스 마냥 점점 세계 조류에서 동떨어져 가고 있던 것이다.
그것을 '아이폰'이 단방에 뒤집었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세상은 좀 더 '스마트'해졌다.
그리고 이것은 묘하게도, NL과 PD의 논쟁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NL은 '국가의 자유'를 위해 '반미국 반제국주의 투쟁'을 우선하는 민주화 투쟁 전략이다.
반면 PD는 '인민 민주주의'를 위해 '합리적 민주주의 제도'를 우선하는 민주화 투쟁 전략이다.
애국심에 기댄 국산품 애용은 개인의 합리가 아닌 '국가'를 위한 소비라는 점에서 NL과 닮았다.
그리고 반독과점에 저항하는 소비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합리'라는 점에서 PD와 닮았다.
(자세한 내용을 서술하자면 너무 글이 길어지므로 간략하게만 언급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두 가지중 손을 들어준다면 보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은 '독과점 저항'이다.
먼저, '애국심'에 기댄 '국산제품 애용'이라는 구호는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구호다. 우리나라가 예전처럼 공산품 생산 중심의 산업사회였다면, 국산품을 애용하면 돈이 나라 안에서 돌아 국민들에게도 이익이 되었다.
하지만 세계화된 지금, 국산품이라고 하는 갤력시S도 순수 국산제품이 아니다. 세계화 시대에 맞추어 부품들도 해외에서 들여오고, 핵심 기술의 대한 로얄티는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다. 즉, 많이 사봤자 국내에 남아서 도는 돈은 적다. 그러므로 '세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산품 애용하자는 소리는 '국가'의 뒤에 있는 '재벌'들이 국민들을 착취하고자 주장하는 낡은 주장일 뿐이다.
또한 기존 통신 시장에서 통신사-생산사 연합은 자본주의의 대표적 모순인 '독과점'을 통해 우리의 돈을 쥐어짜고 있었고, 아이폰이 그것을 '해방'시켰다는 점에서 우리는 개인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한다는 것을 거듭 말하주는 사례다. 또한 자유는 언제나 '선택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재벌의 노예가 되어 그들의 저질 제품을 비싼 돈 주고 사야한다.
따라서 더 이상 '국산제품 애용'이 '국가의 이익'이 되지 않는 현 시대에는 '개인의 합리'를 쫓는 소비패턴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인의 합리와 자유를 위해, '스마트'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