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새벽 퇴근길(...), 지하철의 풍경..

티리온 2007. 6. 25. 07:05
어쩌다보니 일요일 오후에 출근해서 월요일 새벽(...)에 퇴근을 했습니다.

쩝.

그리고 돌아오는 길의 지하철.

대략 시간은 6시 20분쯤 되었던 듯 하군요.

의외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큰 의자 6개와 작은 의자 3개(나머지 1개가 들어갈 공간은 휠체어용 빈공간입니다.)
거기에 듬성 듬성 20여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중 목표가 뚜렷한 사람은 딱 두사람이었습니다.

예비군 훈련 가는 예비군과 신문지 수거하시는 분.

아. 한명 더 있군요.
바로 퇴근 하는 저 -_-;;;;

아무튼 다들 아침 일찍부터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일하러 가는 길이거나, 저처럼 퇴근하는 길이겠지요.

물론 저에게 그 분들은 그저 스쳐가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분들 자신들은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이겠지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제가 그저 '스쳐가는 지하철의 행인 1' 일테구요.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참 이세상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고작 저는 제 감각, 제 인식, 제 의식의 틀에 갇혀 살뿐,
그 너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걸 느낄 때마다, 세상의 신비와 복잡함과 다양함, 그리고 보편성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곤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좀 보통놈은 아니죠.)

아마 피곤하지만 더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탓에 평상시에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인식 했을수도 있겠군요.

아무튼, 집에 들어와 잠들기전 글을 남겨봅니다.


덧. 예비군들.. 불쌍합니다. 오늘 비도 오는데.. 요새는 예비군 훈련도 빡세져서
비오면 우비 입고 합니다. 안습입니다. ㅜㅜ
제발 그런 사람들보고, "가서 쉬다 오는 거 아냐?"라는 말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특히 여성분들.. "여자가 어디서 운전이야?" "여자는 집에서 밥이나 해!" 같은 말을 들으면 상처입는 것처럼 남자들도 그런 이야기 들으면 울컥한답니다. ㅡㅡ;;;;

안그래도 가기 싫은 군대 끌려가서 고생했는데, 제대하고나서도 몇년씩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다니려면 무척 짜증나거든요.

부디 배려를... ㅋ
(사실 그분들 때문에 이글을 쓰는지도. 그 지하철 안에서 목적이 가장 확실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