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이 되었고, 이제 그 서른살의 해도 저물고 있다.

언제나 영원할 것 같았던 나의 젊은 날도 저물고 있다. 
부끄럽고 억울하다.


부끄러운 것은 서른 살이 되도록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이루어놓은 것이 없는 내 자신은 부끄럽다.


억울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그게 내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97년 IMF. 그리고 도래한 힘든 10년. 어설피 흘러간 그 시간들.
선배들과 달리 나는 대학생활의 낭만도 없었고, 명문대 프리미엄도 누리지 못했다.

그리고 2007년. 다시 한나라당과 츠기야마 아키히로(한국명 이명박)이 집권한 현실.
그리고 그 이면의 모순구조와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하루 세끼 밥에 목매달고 허덕이게 만드는 현실.

그렇기에 억울하다. 지금의 내 모습이 온전히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

부끄럽고 억울하다.

Posted by 티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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