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대의 한 개인이 경찰청의 한 개인에게 용산 '살인'사건을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으로 덮으라는 '의견'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이미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사실 나는 언론을 보면서 그 부분을 짐작했다.
연쇄살인마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악'에 관한 사건이다. 하지만 그건 그다지 큰 사건이 아니다.
연쇄살인마에 의해 죽은 희생자는 그저 운 나쁘게 그 장소와 시간에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용산 살인사건은 좀 더 정치적이고 복잡하고 계급적인 문제다.
그리고 좀 더 문제는 본질적이며, 일반 서민이 피해자가 되어 왔다. 또한 연쇄살인에 의한 피해자보다 더욱 많은 피해자를 양산해왔다.

생각해보라.
연쇄살인마를 마주칠 확률과 돈 없어서 죽을 확률은 뭐가 더 높은가?
사실상 연쇄살인마에게 살인당할 확률보다 경찰과 용역이 합동으로 저지르는 살인행위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
대한민국을 활보하는 연쇄살인마의 숫자보다는 강제 철거현장이 더 많을테니까 말이다.

그저 연쇄살인마가 드물기에 좀 더 자극적일 뿐이다.
강제철거와 관련하여 빚어지는 비극은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부터 늘 우리의 주변에 있던 일이다. 당신이 서민이고 세입자라면 언제든지 처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언론이 주구장창 연쇄살인마 강호순에 대해 떠들어 대는 것을 보고 나는 그 이면에 정치적 의도의 여론몰이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국민과 대중은 여전히 어리석기 때문에 그 정도 여론조작이면 용산살인사건 정도는 무관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혹시라도 어설픈 애국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그딴거 다 때려치우고 당장 당신의 생존과 생활을 고민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Posted by 티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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