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군시절.
나는 보아의 팬이었다.
당시 정말 춤을 열심히 추는 소녀가수가 기특했었다. 그리고 노래도 괜찮았다.
그래서 군생활 할 때부터, 2004년 무렵까지 테이프를 사 모으기도 했었다. 아마 1집부터 3집인가? 보아가 일본 진출하기 전까지 낸 앨범은 다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보아 2집. No.1의 자켓 사진>
그러나 일본으로 가더니 거기서 주로 활동하며, 가뭄에 콩나듯 한국 활동을 했다.
때문에 서서히 그녀는 잊혀져갔다.
가장 최근에 본 모습은 바로 2010년 SBS 가요대전이다.
(2010년 SBS 가요대전의 마지막 무대에 출연한 보아)
<사진 출처 : SBS & NAC미디어 >
그 공연을 보면서, 기쁘고 즐겁기보다는 거부감이 들었다.
무대는 화려했으나, 보아 자신은 대충대충 하는 느낌이었다. 보아가 데뷔 초기에, 백댄서보다 더 춤을 격렬하게 추던 모습을 기억하는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자신만만하다 못해 거만해 보였다. 예전의 보아가 보이던 눈부심은 많이 퇴색한 느낌이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그녀의 변화다.
먼저 그녀에게서는 젊은 가수의 '열정'이나, 예술가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좋게보면 '관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00년에 데뷔한 10년차 가수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20대이다. 그리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다. 나는 기본적으로 '가수'라는 직업이 '예술'이라는 영역에 한발짝 걸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가수에게 열정이나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다.
그래서 그녀의 현 모습은, 마치 가수는 취미활동이고, SM의 '권이사'가 본직처럼 느껴지게 한다.
게다가 남들과 다른 10대를 보내며 성장했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20대를 보내고 있는 그녀는, 보통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런 점은 더더욱 그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박탈하는 요소다.
두번째로는 나의 변화다.
최근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 패턴을 본 결과, 여러운 조건에서 노력해서 인기를 쟁취한 가수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면, 카라에서는 구하라보다 한승연이, 2AM에서는 조권을, 그리고 지금은 아이유를 좋아하는 식이다.
카라의 한승연은 카라가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소리를 듣게 만든 장본인이다. 무명시절, 게임방송에 출현하는 걸 처음 봤는데, 그 뒤로도 온갖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카라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마디로 카라의 성공에는 그녀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2AM의 조권은 어린 시절, 영재육성 프로젝트에서 박진영에게 발탁되었다. 그리고 7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힘들게 데뷔했다. 그리고 데뷔해서도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아, 이곳저곳 많이 얼굴을 들이밀며, 일명 '깝'을 보이며 인지도를 높여 성공했다. 때문에 그들이 첫 1위를 했을 때 펑펑 운 것에 많이 공감했다.
아이유도 지금이야 '대세'라고 하지만, 데뷔하고 난 뒤 인지도가 낮아 게임방송을 비롯해 이곳저곳 얼굴을 들이밀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2번의 듀엣과 '영웅호걸'이라는 예능으로 지금의 대세가 되었다. 결코 벼락스타가 아닌 것이다.
반면 보아가 오빠 따라갔다가 오디션 발탁됬다는 이야기는 당시 뉴스에 유명했었다. 뒤이어 성공적인 데뷔와 인기몰이, 거기에 일본 진출도 안착, 많은 '수익'을 벌었고, SM의 '이사님'이 되었다. 그런 그녀의 스토리에는 지금의 내가 공감하고 좋아할만한 요소가 없다. 심지어 요즘 그녀가 부르는 '허리케인 비너스', '게임'같은 노래도 자만심과 자의식 과잉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노래로 들릴 정도다.
그래서 나는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난 보아가 이제 더이상 좋지 않다'라는 말 한마디 가지고 참 구구절절하게 썼다. '나 보아 싫어!라고 말하는 것에 누군가 '왜?'라고 되물으면, '그냥!'이라고 답하기 싫은 성격 탓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도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조금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했다. 마지막 남은 안타까움은, 그녀가 젊은 시절 성공했다가 불행하게 죽어간 많은 인기 가수들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그래도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앨범을 사는 일도, 그녀가 출연한다고 해서 TV를 보는 일도, 그녀가 뉴스에 뜬다고 해서 클릭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했으니까.
나는 보아의 팬이었다.
당시 정말 춤을 열심히 추는 소녀가수가 기특했었다. 그리고 노래도 괜찮았다.
그래서 군생활 할 때부터, 2004년 무렵까지 테이프를 사 모으기도 했었다. 아마 1집부터 3집인가? 보아가 일본 진출하기 전까지 낸 앨범은 다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보아 2집. No.1의 자켓 사진>
그러나 일본으로 가더니 거기서 주로 활동하며, 가뭄에 콩나듯 한국 활동을 했다.
때문에 서서히 그녀는 잊혀져갔다.
가장 최근에 본 모습은 바로 2010년 SBS 가요대전이다.
(2010년 SBS 가요대전의 마지막 무대에 출연한 보아)
<사진 출처 : SBS & NAC미디어 >
그 공연을 보면서, 기쁘고 즐겁기보다는 거부감이 들었다.
무대는 화려했으나, 보아 자신은 대충대충 하는 느낌이었다. 보아가 데뷔 초기에, 백댄서보다 더 춤을 격렬하게 추던 모습을 기억하는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자신만만하다 못해 거만해 보였다. 예전의 보아가 보이던 눈부심은 많이 퇴색한 느낌이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그녀의 변화다.
먼저 그녀에게서는 젊은 가수의 '열정'이나, 예술가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좋게보면 '관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00년에 데뷔한 10년차 가수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20대이다. 그리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다. 나는 기본적으로 '가수'라는 직업이 '예술'이라는 영역에 한발짝 걸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가수에게 열정이나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다.
그래서 그녀의 현 모습은, 마치 가수는 취미활동이고, SM의 '권이사'가 본직처럼 느껴지게 한다.
게다가 남들과 다른 10대를 보내며 성장했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20대를 보내고 있는 그녀는, 보통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런 점은 더더욱 그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박탈하는 요소다.
두번째로는 나의 변화다.
최근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 패턴을 본 결과, 여러운 조건에서 노력해서 인기를 쟁취한 가수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면, 카라에서는 구하라보다 한승연이, 2AM에서는 조권을, 그리고 지금은 아이유를 좋아하는 식이다.
카라의 한승연은 카라가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소리를 듣게 만든 장본인이다. 무명시절, 게임방송에 출현하는 걸 처음 봤는데, 그 뒤로도 온갖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카라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마디로 카라의 성공에는 그녀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2AM의 조권은 어린 시절, 영재육성 프로젝트에서 박진영에게 발탁되었다. 그리고 7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힘들게 데뷔했다. 그리고 데뷔해서도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아, 이곳저곳 많이 얼굴을 들이밀며, 일명 '깝'을 보이며 인지도를 높여 성공했다. 때문에 그들이 첫 1위를 했을 때 펑펑 운 것에 많이 공감했다.
아이유도 지금이야 '대세'라고 하지만, 데뷔하고 난 뒤 인지도가 낮아 게임방송을 비롯해 이곳저곳 얼굴을 들이밀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2번의 듀엣과 '영웅호걸'이라는 예능으로 지금의 대세가 되었다. 결코 벼락스타가 아닌 것이다.
반면 보아가 오빠 따라갔다가 오디션 발탁됬다는 이야기는 당시 뉴스에 유명했었다. 뒤이어 성공적인 데뷔와 인기몰이, 거기에 일본 진출도 안착, 많은 '수익'을 벌었고, SM의 '이사님'이 되었다. 그런 그녀의 스토리에는 지금의 내가 공감하고 좋아할만한 요소가 없다. 심지어 요즘 그녀가 부르는 '허리케인 비너스', '게임'같은 노래도 자만심과 자의식 과잉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노래로 들릴 정도다.
그래서 나는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난 보아가 이제 더이상 좋지 않다'라는 말 한마디 가지고 참 구구절절하게 썼다. '나 보아 싫어!라고 말하는 것에 누군가 '왜?'라고 되물으면, '그냥!'이라고 답하기 싫은 성격 탓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도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조금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했다. 마지막 남은 안타까움은, 그녀가 젊은 시절 성공했다가 불행하게 죽어간 많은 인기 가수들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그래도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앨범을 사는 일도, 그녀가 출연한다고 해서 TV를 보는 일도, 그녀가 뉴스에 뜬다고 해서 클릭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보아의 팬이기를 포기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