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자면 일부 극우파는 '노빠' '빨갱이'라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무식한 사람들은 일단 무시하면서 글을 시작해보겠다. 세상은 그렇게 이분법으로 나눌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놈들하고는 할말 없으니까.

일단 할말은 간단하다.
역대 대통령 중 퇴임후의 활동이 궁금한 대통령이 누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이승만은 '하야'하고 도망쳐서 해외에서 죽었다. 박정희는 총맞아 죽었다. 당연히 뒤가 궁금할 수가 없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퇴임후 끝이 안 좋았다. 워낙 저지른 비리가 많았다. 때문에 둘다 어쩌다 한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뿐 조용히 지낼 수 밖에 없다. 김영삼은 IMF의 장본인이었기에 나라의 죄인이 되어 나설수가 없었고, 그나마 뒤끝이 좋은 김대중은 너무 나이가 많다. 본인 스스로 정계은퇴했다가 대선 때 복귀해서 대통령 했으니 더 이상 할 것도 없다. 윤보선은 있으나마나였으니 넘어간다.

즉, 기대할 것이 없었다.
 
뭐, 이명박의 경우도 퇴임후에 감옥에 갈지 안갈지는 흥미가 일지만, 별로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지금이야 취임하기 전이니 특검이 가만히 놔뒀지만 5년뒤 국민의 분노로 얼마나 뒤끝이 안좋을지가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권력이라는게 시궁창 싸움이라, 지금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어 아귀마냥 물어뜯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다르다.

나이도 젊다. 대통령 생활하면서 좀 주름이 늘어난 것 같지만, 평균 수명 80세인 나라에서 이제 갓 60세를 넘었다.
 
그리고 실수는 했어도 비리는 없다.
하다못해 김대중도 아들이랑 몇몇 측근들에 의해 비리가 있었지만, 노무현은 그런 걸로 얽지 못해 신정아랑 변정균 가지고 왈가왈부 할 뿐이었다. 하도 트집잡을께 없으니까 그런 걸로 트집잡은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전두환의 마르지 않는 27만원과 노태우의 금강산댐은 정말로 사형감인데도 말이다.

게다가 아직 소신도 남아있다.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너희의 정의를 강요하지 마라. 내 양심을 지키고 싶다.'하면서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지까지 내비칠 정도다.

레임덕이라는 것도 거의 없었다. '버리는 정치'를 했기에 '흩어질 권력'도 없었다.

그런 대통령이 물러난다.
성격상 아무리 언론이 욕해도 여전히 할말은 하고, 하고 싶은 것은 할 것이다. 거기에 '전 대통령'이라는 이름값도 있고, 5년간의 대통령 경험 덕에 대통령 취임초기보다는 노련하게 행동할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은 역대 대통령처럼 조용히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짧은 대한민국의 역사속에서 우리는 왕처럼 군림하려 했던 대통령들을 벌써 2명 이상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 가장 민주주의 적인 대통령으로 활동하면서 여러가지 폐습을 타파했다.

때문에 무사히 퇴임한 대통령의 활동에 대한 새로운 전통도 세울 것이라 기대가 되는 것이다.
(아마 이명박은 뒤끝이 안좋은 대통령의 예를 따를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명박은 백담사로는 못갈듯 싶다. 개신교인이니까. ㅋㅋ)

Posted by 티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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